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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자극에 반응하기

가난한선비/과학자 2020. 2. 2. 13:12

자극에 반응하기.

2월의 첫 날. 유난히 더운 날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현재 화씨 87도 (섭씨로는 약 30도)를 기록하고 있다. 자켓을 옷장에 걸고 긴팔을 벗어 반팔로 갈아 입었다.

광필 형제의 도움으로 우리의 취향과 우리가 가진 조건에 적당한 집을 오늘 구했다. 참 감사한 일이다. 미국에 온 뒤 우리가 이사한 총 횟수는 벌써 다섯 번이다. 나그네 인생에서 이사가 뭐 대수이겠냐마는 막상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언제나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다.

무언가 매듭을 짓는 일은 우리의 미련의 사다리를 거슬러 올라가 산재되어 있는 정리되지 않는 기억들과 시간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처 버리지 못한 구석구석의 짐들이 벌써 하나씩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언제나 일을 시작하기보단 끝내는 일이 어려운 것이다.

이사하게 되면 나는 길 위에서 보내는 출퇴근 시간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난다. 그러나 내가 아끼고 나를 아끼는 고마운 분들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진다. 참 좋은 일이다.

삶은 역동적인 변화로 이루어진다. 안정적이라 여겼던 삶이 알고 보면 정체된 삶일 수도 있다. 정체되면 썩기 마련이다. 반응이 번거로워 자극 자체를 두려워하면 그 삶은 안정적인 게 아니라 정체된 것이다. 그러나 자극의 존재를 묵묵히 인정하고 이를 삶의 과정 중 하나로 받아들이며, 그 순간을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동시에 즐길 줄 아는 것. 곧 현재를 살아내는 삶일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어쨌거나 주어진 자극에 반응해나가는 나날들. 바로 나의 오늘이다. 두 손 모아 감사한다.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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