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 monologue

겸손, 그리고 혁명

가난한선비/과학자 2020. 2. 3. 14:53

겸손, 그리고 혁명.

내가 어딘가에 치우쳤다는 걸 깨닫는 것은 태양이 아닌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 코페르니쿠스적 혁명과도 같다. 이는 곧 겸손이다. 겸손은 낮아지려고 애쓰는 안쓰러운 모습이기보다는 낮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늘 중심에 있고 언제나 옳다고 믿는다면 이는 천동설에 여전히 묶인 시대착오적이며 고집불통인 사람에 불과할뿐 절대 순수한 믿음을 가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기객관화의 중요성은 겸손의 본질을 꿰뚫는다. 여전히 자기 안에 갇혀 겸손을 이루어내려고 애쓰는 자들을 본다. 자기 의를 간직한 자가 어찌 겸손할 수 있겠는가. 이는 거짓과 위선일뿐 아무리 그 모습이 겸손한 자의 그것과 흡사하다 해도 그건 양의 탈을 쓴 늑대에 불과하다.

자기나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정통성이나 순수성에 우월성을 부여하고 그것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면 이는 순수함이 아닌 편협함과 옹졸함일지도 모른다. 그 유명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조차 지구가 아닌 태양이 돈다고 믿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정한 순수함은 정통성 같은 권위에 의지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자신에게 익숙한 렌즈를 벗어놓고 자기객관화 과정을 밟으며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in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수함과 건강함  (0) 2020.02.18
여백  (0) 2020.02.18
자극에 반응하기  (0) 2020.02.02
지혜의 속도  (0) 2020.02.02
대화의 무게중심  (0) 2020.02.02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