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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한계는 옆으로 난 창이다. 그 창밖엔 타자가 있다. 세상이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내가 있다.
우린 한계에 직면한다. 누가 놓았는지 모르는 피라미드 계단을 오르다가 어느 순간 한계를 만난다.
한계는 옆을 보는 통로다. 아래에서 쫓기고 위를 향해 치달으며 어느새 목이 곧은 우리에겐 탈출구가 되기도 한다.
위와 아래에서 들리는 치열한 목소리, “그 문은 도망치는 비겁한 자들의 문이야!”
그러나 창밖에서 들려오는 차분하고 일상적인 목소리, “우린 도망치지도 않았고 비겁하지도 않다네. 용기가 우리와 함께 하지. 비겁한 건 오히려 그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이라네. 질문을 바꿔보게. 왜 떠나려는지 묻는 문 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말고, 자네가 직접 그들에게 왜 남으려고 발버둥치는지 물어보게나.”
한계는 좁은문이다. 한계를 체감하고서도 계속 위만 쳐다볼 때 그 문은 점점 더 좁아진다. 어쩌면 영영 들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 밖에서 볼 땐 오히려 피라미드 위를 향한 길이 더 좁다. 그 길은 끝이 닫혀있다. 안에선 보이지 않는다. 밖에서만 보인다.
아, 안에서 피 터지며 가까스로 생존하여 다다르게 되는 곳이 겨우 막다른 골목이라니. 한계는 채찍이 아닐지도 모른다. 끝이 아닌 시작일지도 모른다.
절망하지 말라. 기만에 희생당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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