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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숨겨진 악

가난한선비/과학자 2022. 7. 24. 11:25

숨겨진 악

꼰대의 해악을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과 글로 표현하는 사람이 알고 보니 바로 그 꼰대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나아가 바로 그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 나는 눈을 어디 두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수치를 느낀다. 나는 과연 깊은 통찰을 했던 것일까, 아니면 내 눈에 거슬리는 꼰대를 저격하기 위해 유치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나의 유치함을 덮기 위해 지혜자로 위장한 것일까.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날, 나는 또 상념에 잠긴다.

함부로 지적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통찰이라는 화려한 옷을 둘렀지만, 그건 교묘하게 숨긴 날카로운 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살리는 척하지만 그 열매는 살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자기기만과 위선에 능한 살인자가 내가 아니기를,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빗소리에 숨어 조용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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