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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 가지는 힘
조지 오웰 저, ‘파리와 런던 거리의 성자들’을 읽고
‘동물농장’, ‘1984’로 유명한 작가 조지 오웰의 자전소설이자 첫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제목에서 묘사하듯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의 빈민가, 그리고 그 안에서 전전긍긍하며 무의미한 하루를 겨우 연명하듯 살아가는 부랑자들의 실상을 낱낱이 보고한다. 르포르타주는 아니지만 이 책에 보고된 정보들은 모두 직접 체험하지 못하면 절대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지극히 사실적이다. 실제로 조지 오웰이 파리와 런던의 빈민가를 체험하고 그 체험담을 소설로 풀어쓴 글이기 때문이다. 300 페이지 남짓 되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가난과 궁핍, 그 가운데서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의 삶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담고 있다.
세상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과 경험해도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극빈층의 일상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작가의 상상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방관자나 연구자의 눈으로 실행한 취재 혹은 보도자료로도 써낼 수 없는 이 작품은 함부로 매길 수 없는 가치를 담고 있다. 비록 작가가 직접 경험했지만 다 알 수도 없고 또 다 설명할 수도 없는 현장이 가지는 힘이리라.
공교롭게도 조지 오웰의 작품은 여태껏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동물농장이나 1984도 모두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만 기억이 있다. 작가의 문체랄까 글이 담고 있는 뉘앙스랄까 하는 것들이 그 당시의 내 정서와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의 자전소설을 읽고 조지 오웰이라는 사람을 조금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세시
#김영웅의책과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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