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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믿음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11. 15. 08:22

이성과 믿음

익숙하지 않은 세상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데엔 세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 하나는 별 일 있겠냐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만약 별 일이 생겨도 어떻게든 처리하면 되고 처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설사 일이 잘못된다 하더라도 결국 손해 볼 건 없고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다. 그러고 보면 모든 도전은 이성이 아닌 믿음에 기반을 둔다. 물론 그 믿음은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이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를 초월의 순간으로 이끈다. 중력에서 벗어나게 돕는다.

이성만으로 이뤄진 세상엔 진보는 있을지언정 도약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도약은 이성을 갱신시키고 확장시키고 심화시킨다. 이성은 언제나 한 발 느리다. 무모하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믿음이 먼저 간다. 이성은 믿음으로 행해진 결과를 해석하고 분석할 뿐이다. 물론 과거의 연장선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건 이성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자도약의 초월적인 순간은 그것만으로 불가능하다. 초월적인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에 머물지 않는다. 위험도가 높은 믿음의 사람이 결국 그것을 해낸다. 이것이 우리가 함부로 타자의 믿음을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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