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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

독서의 쓸모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11. 15. 12:08

독서의 쓸모

가볍고 쉬운 책에 길들여질 땐 일부러 두껍고 어려운 책을 고른다. 한 페이지, 아니 한 단락, 아니 한 문장을 이해하기에도 집중을 요구하는 책을 손에 든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집중해서 천천히 읽어나간다. 독서의 또 다른 묘미다.

독서의 일차적인 용도는 여가생활로써 우선 재미를 동반해야 한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일차적‘이다. 독서는 반드시 공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여기서 공부라 함은 교과서 같은 책으로 진행하는 학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계발하고 성장시키며 초월시키는 모든 행위를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나 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 적용된다. 모든 인간은 자기라는 우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 길이 공부인 것이다.

독서의 세 번째 쓸모는 경청과 공감이다. 처음엔 재미로만 독서를 하던 사람이 점점 공부를 위해서도 책을 읽게 된다 하더라도 그 독서의 방향이 자아의 비대에만 머문다면 차라리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법한 사람으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갖 일에 자기가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인간 만큼 성가시고 악한 존재가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러므로 공부의 궁극적인 방향은 나에 머물지 않고 타자와 세상을 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경청과 공감이다. 나를 계발시키되 거기에 갇히지 않는 것이다.

일차적인 독서에 머물러서도 안 되겠지만, 자기 계발을 위한 독서에 함몰되어서도 안 된다. 경청과 공감까지 나아가자. 자기 객관화를 이루려고 애쓰자. 비록 그 길이 멀지라도 말이다. 독서의 세 가지 용도를 골고루 잘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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