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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

일차적인 독서를 넘어서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11. 18. 21:11

일차적인 독서를 넘어서

정작 감성이 풍부한 독자는 감성팔이 책을 읽지 않는다. 감성이 풍부한 작가 역시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감성팔이 책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감성팔이 책은 주로 누가 쓰고 누가 읽는가. 왜 여전히 이런 책이 잘 팔리는가. 

한 가지 이유로 나는 대부분 독자들의 독서가 일차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흥적이고, 감각적이며, 읽기 편하고,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이해가 쉬운 책들 위주로 진행되는 독서. 며칠 전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했듯 이러한 일차적인 독서는 아주 중요하다. 얕아도 재미, 흥미, 유익, 교훈 등을 쉽게 접하며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도 지적했듯이 독서가 이런 단계에 머물게 되면 독서는 하나의 우물이 되고 독자는 그 안에 갇힌 채 독서를 지속하지 않게 되거나 멀리 하게 된다. 무엇을 하든 진심으로 정면승부를 하지 않으면 지속은 불가능하다고 나는 믿는다. 단순하게 탁구를 예로 들어도 이는 당연한 이치다. 사교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과 실력 증진도 함께 추구하는 사람은 지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동영상이 책이 메우지 못한 곳을 모두 메워버렸다. 코로나로 인해 가속화되었을 뿐 이런 조류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이제는 책의 자리도 동영상이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기 때문에 반동적으로 우리는 좀 더 독서의 효용을 더 진지하게 고려하고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일차적인 독서에 머물지 말고 이차, 삼차적인 독서로 나아가라고 제안하고 싶다. 먼저는 나의 성장을 위해서, 그리고 타자와 세상을 위해서. 나의 성장 없이는 듣는 귀도 보는 눈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금 시간이 들어도, 조금 어렵게 느껴져도, 진지하게 읽어야 하는 책을 손에 들자. 많은 책을 읽으면 좋겠지만, 한 책을 두 번 이상 읽는 방법도 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런 책들을 추워진 이 시기에 한두 권씩은 꼭 읽어내려고 애써보자. 경청과 공감을 향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나에게 그런 귀와 눈과 마음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그런 건 자연스레 생겨난다기보다 공부를 통해 생겨난다는 점도 인지하면 좋겠다. 그러면 흉내 내는 경청과 공감 수준에서 탈피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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