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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aith

두려움

가난한선비/과학자 2024. 3. 14. 11:43

두려움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를 믿고 자유함을 얻은 사람이 눈에 보이는 명백한 사실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부인하고 그것을 인정하거나 알길 원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막아 나서는 세태를 본다면 나는 그 사회를 여전히 무속에 잡혀 있다고 말할 것이다. 아마 스스로는 무속이 웬 말이냐 할지도 모른다. 자부심에 찬 채 평생 가져온 신앙 혹은 믿음 혹은 세계관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무속이라는 말을 취소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당신은 두려워한 것이고 부인한 것이고 은폐하려 한 것이다. 당신이 말했듯 이런 행위는 당신이 평생 가져온 신앙 혹은 믿음 혹은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 당신이 하나 놓친 게 있다. 당신이 평생 가져왔던 그것들이 완전하다고 믿고 거기에 눌러 안주해 버린 것. 당신의 신앙 혹은 믿음 혹은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겸손과 타자에 대한 존중, 즉 경청과 공감과 환대가 증발했다는 것. 당신은 당신이 확신에 차서 하는 행동들이 두려움의 이면이라는 사실을 정작 모르고 있다. 당신이 믿는 대상과 책을 옹호하는 이유가 당신 안의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애써 감추고 있다. 그렇다. 당신은 당신이 진리라고 믿어온 것들 안에서 안주하다가 거기에 잡혀 먹힌 것이다. 고인 물은 썩는 법. 그동안 고요했던 우물은 실상은 죽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상기할 때다. 두려움은 거짓을 양산할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 진리를 대적하게 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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