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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faith

보복하지 않기

가난한선비/과학자 2024. 5. 30. 09:49

보복하지 않기

이화정 목사의 ‘엄마의 일기가 하늘에 닿으면’에는 이런 인용구가 있다.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설사 누군가에게서 욕설을 들은 사람이 자신도 똑같이 보복해 줄 수 있다 하더라도, 자신과 싸우며 잘 견뎌내어 상대방을 슬프게 하지 말아야 한다. 혹은 누군가에게서 상처를 입은 사람이 자신을 화나게 하고 괴롭힌 사람에게 보복하지 않고 참아 잘 견딘다면, 그러한 행동으로써 그는 자신의 목숨을 이웃을 위해 내놓는 것이다." (압바 포에덴)

이 글귀가 책의 주제와 크게 상관없이 내 눈을 멈추게 한 까닭은 아마도 ‘보복하지 않고 참아 견딘다’는 말을 이웃을 향한 가장 큰 사랑과 동격으로 묘사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내일 모레면 한국 나이로 쉰이 되는 내게 여전히 가장 어려운 숙제는 사람들이 나에게 갖는 오해와 잘못된 선입견이다. 누군가로부터 나의 정보나 일화를 부분적으로 듣고, 들려준 사람의 나에 대한 해석을 비판적 사고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버리는 것. 더구나 그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조차 누군가로부터 ‘카더라’ 통신으로 수집한 조각 난 정보일 경우도 빈번하다는 것. 그렇게 폭력은 조용히 행해지고 있다는 것.

억울함이랄까. 누명이랄까. 내가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숙제다. 그런데 저 글귀는 이 숙제를 해내는 것이 가장 큰 이웃사랑이라고 말한다. 목숨을 내놓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뜬금없는 위로가 되었다.

오해 받고 억울한 상황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새겨들어야 할 글귀가 생겨서 참 다행이다. 분노하거나 분노를 삭이는 시간을 이젠 상당히 많이 제거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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