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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그림자를 온전히 끌어안아 본 적이 있는가
한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건 그 사람의 그림자마저도 끌어안는 것이다. 낭만화된 사랑에 도취된 이들은 모를 것이다. 한 사람의 결핍을 끌어안는다는 건 그 사람을 안다는 말과 같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 사람을 온전히 알기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모르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저 깊은 곳에 있는 내 그림자를 타자가 알아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테니.
여기 누군가로부터 온전한 사랑을 받기 위한 사전작업이 있다. 내가 쌓아 올리고 모은 빛들에 가려져 깊숙이 숨어있는 내 그림자를 있는 그대로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러면 간단한 명제가 성립된다. 나를 끌어안지 못한 자는 타자도 끌어안을 수 없다는 것. 나를 알지 못하면 타자도 나를 알 수 없다는 것. 사랑받기 위해선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는 것. 결핍이 있는 나, 모순 가득한 나, 이율배반적인 나, 부끄러운 나를 솔직히 인정하고 끌어안을 때에야 비로소 타자의 온전한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된다는 것. 헤세를 훑으며 다시 붙잡게 되는 메시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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