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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무사유적 순응의 악함에 대하여

가난한선비/과학자 2026. 4. 27. 22:35

무사유적 순응의 악함에 대하여

| 지상에서의 진리는 온전한 진리가 아니며, 결코 그렇게 되기를 바랄 수도 없다. … 하느님께서는 종교보다 광대하다. 나는 나와 닮지 않은 사람, 나와 다른 언어, 다른 믿음,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 안에서도 하느님의 형상을 알아볼 수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면, 나는 하느님께서 나를 당신 형상대로 새롭게 빚어가도록 허용하지 못하고, 도리어 하느님을 내 모습대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 

- 조너선 색스 저, '차이의 존엄(존중)' 에서 발췌

이 문장들을 읽으면서 머리로만 끄덕이고 실제 삶에서 아무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우리네 현실이지 않을까 싶다. 우린 자꾸 우리 편 만들기에 급급하다. 나와 같은 생각, 같은 언어, 같은 믿음, 같은 이념을 가진 사람들로만 이뤄진 갇힌 공동체 안에서 초막을 짓고 살려고 한다. 이런 본능에 저항해야 한다. 끊임없이 나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우리의 실제 삶에서 의도적으로라도 허용해야 한다.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특히 먹고사는 데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평생 그 좁은 우물 안에 갇힌 줄로 모른 채, 자기도 모르게 악을 행하고 말게 될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기억해야 한다. 악은 어떤 광기 어린 특별한 사람이 아닌, 사유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순응적인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위로받기 바라고 안위만을 좇는 삶의 패턴은 결코 선을 위한 삶이 아닐 것이다. 나도 모르게 악을 행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늘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져야 한다. 그곳에서도, 그 사람에게서도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할 줄 알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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