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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2011.04.07.New York

가난한선비/과학자 2011. 4. 15. 10:18

2011 4 7, New York

JFK 공항. 뉴욕이다. Baggage claim에서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니 말로만 듣던 뉴욕의 노란 택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냥 택시를 탈까 하다가 다시 들어와 안내원 할머니에게 길을 묻는다.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을 물어보고 가격까지 덧붙여 묻는다. 외국인인 나에게 친절하게 또박또박 설명해 주시면서 뉴욕 지하철 노선도까지 챙겨 주신다.

 

지하철은 상당히 낡고 지저분하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에서 보던 것과는 천지 차이다. 지나다니는 거대한 체구의 흑인들도 첨 보는 나에겐 꽤나 위협적이다. 하지만 그들의 눈을 보니 무언가 눌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랜 시간 동안 억압당하고 억눌린 역사의 흔적이 그들의 눈에서 또 행동거지에서 묻어나는 듯하다.

 

1시간 30분 정도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168st. 바로 Columbia Medical Center가 있는 곳이다. 지상으로 올라와서 Celia가 예약해 준 숙소를 찾아 다니는데, 꽤 만만치가 않다. 길거리에 있던 두 사람에게 물어봐도 모른단다. 그래서 근처에 보이는 Columbia Medical Center 소속의 건물에 들어가서 Security person에게 물어보기로 한다. 다행히 바로 옆이란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다 싶다. Bard Hall, Columbia Medical Center 소속의 학생들과 Guest들이 사용하는 마치 Dormitory같은 숙소다. 예약 확인을 받고 키를 건네 받고 방으로 향한다. 방 문에는 Harvard라고 써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옆 방 문들을 살피니 아니나 다를까, University of Pennsylvania, Princeton 등의 대학 이름이 각 방 문마다 써있다. 방에 들어가 책상에 놓여진 설명서를 읽어보니 각 대학의 성격에 맞도록 구조가 다르게 지어진 방들 중에 난 Harvard로 안내를 받은 거다. Harvard로 가라는 건가?

 

올란도에서의 상대적으로 여유 있던 일주일이 지나고 곧장 들어선 곳이 바로 이곳, 세상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뉴욕이어서 그런지 맘이 많이 부담스럽다. 내일 있을 인터뷰는 한 달에 Cell에 한 편씩 논문을 내는, Bone physiology에서는 세계의 그 어느 랩과도 비교할 수 없는 Dr. Gerard Karsenty 랩에서 이뤄진다. Big guy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며 세미나도 해야 하는 거다. . 잘 할 수 있겠지? 이건 도저히 내 힘으론 할 수 없다.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거다. 하지만 내 기도 제목은 같다. 내가 문을 어떻게, 혹은 잘 두드리냐에 따라 문이 열리고 안 열리고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활짝 열릴 문은 이미 하나님께서 친히 예비해 놓으셨기 때문에 난 그저 믿음 하나 가지고 담대하게 가서 두드리기만 하면 되는 거다. 홍해와 요단강도 직접 발을 담글 때 갈라졌고, 여리고성도 직접 돌고 소리 지를 때야 무너졌다. 그래 문을 두드리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임무다. 내일 인터뷰를 잘 할 수 있게 기도하는 것보단 정말로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곳으로 인도해 달라고 쉬지 않고 기도한다.

 

하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긴장이 많이 된다. PPT 자료를 수십 번 봤지만 아직 몸에 착 달라 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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