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1년 4월 9일, New York
어제 인터뷰를 끝내고 미리 예약해 둔 숙소로 곧장 왔었다. 여긴 월 스트리트와 9.11 테러로 무너졌던 쌍둥이 빌딩이 바로 근처에 있는 lower Manhattan이다. New York, Boston, 그리고 Cleveland, 이렇게 세 군데나 인터뷰를 가야 하고 Orland에서 학회가 수요일 날 끝이 났기 때문에 주말이 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뉴욕에 왔으니 반나절만이라도 sightseeing을 하기로 한다.
가볍게 차려 입고 카메라가 든 가방을 메고 숙소를 나선다. 어제완 달리 날씨가 화창하다. 근처 식당에 들어가 간단히 샌드위치와 오렌지 주스를 먹고 일어나 곧장 월 스트리트를 걸어 보기로 한다. 세계 경제의 심장이라고 했던가? 그런데 그냥 높은 빌딩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도시인 것 같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주말이라 그런지 정장을 빼 입은 사람도 보이질 않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라곤 대부분 나와 같은 관광객들이다. 그래도 월 스트리트를 걷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려고 노력해 본다. 그래 난 지금 월 스트리트 위에 있다!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는 섬에 배를 타고 가볼까 해서 발걸음을 그리로 돌린다. Battery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적어도 백 명은 족히 넘을 것 같은 길다랗고 굽이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줄. 그냥 멀리서 보이는 인형 같은 자유의 여신상을 카메라에 담고 바다 바람을 상쾌하게 느끼는 것에 만족한다. 이제 발걸음을 돌려 Central Park에 가보기로 한다. 도중에 Jewish Heritage 박물관이 근처에 있다는 표지판이 보여 그리로 향한다. 예전에 목사님께서 말씀해 주셨던 게 생각나서다. 꼭 한번쯤은 가 볼만 하다는 말씀이 기억이 난다. 5분쯤 걸었을까? 그리 크지 않은 건물인데 문이 닫혀 있다. 토요일은 영업 안 한단다. -_-
Central Park로 가는 지하철을 타기 전에 승강장 바로 옆에 있는 9.11 테러로 무너졌던 World Trade Center가 있었던 곳을 지나친다. 하지만 미국인이 아닌 나에겐 그냥 공사장에 불과하다. yellow line의 지하철을 탄다. 그래도 벌써 세 번째 타보는 지하철이라 그런지 벌써 익숙하다. 25분 정도 지나자 Central Park에 도착한다. 공원을 거닐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다. 혼자 걷는 게 조금 외로울 뿐. 아내와 아들이 생각난다. 같이 오면 얼마나 즐거울까? 공원은 정말 거대하다. 우리나라에서 보던 어린이 대공원하고는 비교가 안될 만큼 크다. 정말 여유롭다. 그런데 잠시 들판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높은 빌딩들이 공원 끝에서 줄을 서 있는 게 보인다. 바쁜 직장에서의 업무와 여유로운 공원에서의 산책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인 것 같다. 여기 뉴욕 맨하탄 중심에 위치한 Central Park는 말이다.
두어 시간을 걷고 또 걷다가 공원을 유유히 빠져 나와 세계의 광장이라 불리는 Time Square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벌써 오후 3시다. 배도 고프고 덥다.
tkts. 브로드 웨이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보기 위한 티켓을 사는 곳 같다. 사람이 정말 많다. 서울 한복판에서 행사할 때나 볼 수 있는 풍경이랄까? tkts를 지나 좀더 아래로 내려가자 커다란 전광판과 커다란 영화 포스터들이 가득가득 거리를 메우고 있다. 거리가 꽤나 넓은데도 줄을 서서 걸어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다. 정신이 없다. 낮에도 이렇게 번쩍번쩍대며 정신이 없는데 밤에는 어떨까 생각하니 아찔하다. 말이 좋아 젊은이들의 무대이지, 정말 유흥과 쾌락의 심장이라고 해야 더 맞을 듯 하다.
벌써 미국에 머문 지도 일주일이 지나간다. 한국 음식이 땡긴다. 마침 내려가는 길에 코리안 타운이 있단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볼 겸, 코리안 타운에 가서 한식이나 배불리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복잡하고 정신 사나운 타임 스퀘어를 빠져 나와 곧장 한식당으로 향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네이버 지식인이 가르쳐 준 정보에 의하면 ‘우리집’ 이라는 곳이 맛있단다. 여러 가지 음식을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고 무게로 가격을 환산하여 값을 치르는 방식이란다.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서 들어가보니 정말 한국 사람들이 많다. 이것저것 담고 값을 치르니 13달러가 나온다. 비싸다. 하지만 정말 맛있겠다.
소고기 무국이 가장 맛있다. 귀국하면 꼭 해 먹어야지.
배가 불러 조금 더 걷다가 시간을 보니 5시가 다 되어 간다. 이러다간 인터뷰 준비를 못하겠다 싶다. 지하철을 탄다.
'in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1.04.11.Boston (0) | 2011.04.15 |
|---|---|
| 2011.04.10.Boston (0) | 2011.04.15 |
| 2011.04.08.New York (0) | 2011.04.15 |
| 2011.04.07.New York (0) | 2011.04.15 |
| 이탈리아 토스카나 (0) | 2010.05.12 |
-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