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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자끄 엘륄을 만나다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8. 4. 02:55

칼 바르트의 깊은 우물을 길어 마시기에 난 아직 두려운 게 분명하다. 입문서 격인 에버하르트 부쉬의 "위대한 열정"을 사놓고도 아직 감히 손댈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김근주 교수님의 "복음의 공공성"과 이철규 박사님의 "오늘을 그날처럼"을 읽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내 손에 잡힌 책은 자끄 엘륄의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이다 (정현욱 목사님과 Huuka Kim 사모님의 소개 덕분^^ 감사합니다!). 책의 중반을 지나고 있는데, 사실 초반부터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록 글이 논문처럼 딱딱하다는 느낌도 받고는 있지만, 그래서 집중했다기 보단 최근 나의 독서 흐름이 묘하게 하나의 주제를 향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하나님이 나에게 주시는 메시지로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다.


평신도의 삶과 신앙, 그 일치됨. 이것은 오래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답이 없는 문제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대부분의 평신도가 자신의 신앙생활 중 적어도 한 번은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마주하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보통은 그 정도로 끝나고 만다는 안타까운 현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나 역시 그들 중 하나로 인생을 마감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세상 속에 있지만 (보냄을 받았지만), 결코 세상에 속하지 않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좀 더 깊은 묵상이 필요함을 느낀다. 이철규 박사님을 통해 실례를 목격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나와 다른 직업을 가진 인생과 믿음의 선배 이야기 정도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한 걸음 앞으로 더 나가야만 함을 느낀다. 결국은 나의 일상에, 나의 컨텍스트에 맞는, 나만의 스토리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창조적인 형태를 띨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의 재창조의 능력이 보잘 것 없는 내 인생을 통해서도, 이철규 박사님 인생에 하셨듯이, 결국은 동일한 메시지이지만 새롭고 다른 이야기를 만드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진지한 공부와 묵상이 필요한 것이다.


자끄 엘륄. 현재라는 시간표에서 나에게 주어진 하나의 작은 답이 될 것 같다. "자끄 엘륄 선생님, 처음 뵙겠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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