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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추억

가난한선비/과학자 2009. 8. 14. 17:37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은 자신의 과거를 함께 했던 사람이 문득 "아쉽다"라는 말을 툭 던져버렸을 때 크게 와닿는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어떤 사람을 떠올렸을 때 오직 단편적인 사건만이 전부라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십중팔구 그저 관/계/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기억 속에 있지만, 정작 내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는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인듯 싶다.
이건 그 자체로써 너무 아쉬운 일이다.
내가 뭔가 잘못했던 건 아니었을까? 하고 과거를 돌이켜보게 되지만, 도움이 되는 반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결국 이럴 때마다 이러한 상황은 여러번의 긴 한숨으로 종결되곤 한다.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생각이 금새 닿아버리기 때문이다.
과거는 과거, 현재는 지금 내가 충분히 노력해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지 않고선 생각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렇게 나의 과거가 사진 한장으로 희미해져 버리는 것에 대한 아쉬운 감은 늘 나를 침묵하게 만든다.

'추억'이란 아직까진 내겐 아름다운 단어, 아련하고 애틋한 단어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오늘이 추억이 될 것이라는 현실적이고도 심플한 명제에, 그래서 오늘을 성공시키라는 명령문에 난 동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쉽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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