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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일탈이 주는 죄책을 넘어서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10. 2. 06:56

일탈이 주는 죄책을 넘어서.


가끔은 과자나 아이스크림이 마구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한국에서 종종 먹던 떡볶이, 오뎅, 순대, 튀김 등등의 분식은 생각만 해도 가끔은 입에 침이 절로 맴돈다. 오하이오나 인디애나에 살 땐 냉동식품이나 직접 만들어서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슷한 맛을 얼추 내서 먹곤 했지만, 여기 엘에이 근교에 살면서부터는 한국에서처럼 그냥 가서 사먹으면 된다. 더군다나 어느 집에서 먹을지 행복한 고민도 해야한다.


이틀 전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겐다즈 커피맛 아이스크림을 큰맘 먹고 하나 사서 이틀 만에 다 비웠다. 어젠 아내의 안경을 찾으러 또다시 마당몰에 간 김에 분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설빙에서 빙수도 디저트로 함께 먹었다.


이틀 만에 다시 88대로 돌아왔다. 90-91에서 오가던 몸무게가 10주만에 2-3키로 뺀 것도 어디냐 하며 자위를 하지만, 왠지모를 죄책감도 들긴 들었다. 목적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허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 마음 속에서 슬그머니 쳐드는 죄책의 고개를 댕강 잘라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를 어제 함께 했던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과 모처럼 느꼈던 한국의 맛으로 채웠다. 87에서 88로의 복귀는 중요치 않다. 벡터의 방향은 여전히 같고 실천하고 있으니까.


목적에 위배되는 작은 행동이 목적 성취에 큰 방해물이 되기 위해선 그것의 습관화가 일어나야 한다. 일탈을 일탈로 머무르게 하는 지혜는 더욱 풍성한 삶의 여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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