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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파멸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10. 2. 06:57

파멸.


균형있는 삶을 따지기 전에 먼저 따져야 할 것이 있다. 그릇과 역량이다. 가능한 모든 것들을 손에 쥐려고 애쓰면서 동시에 과연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관리만 잘하면 양은 아무 상관이 없는 걸까?


취하려는 과도한 욕심은 관리만 잘하면 아무 문제 없을 거라는 속삭임을 두 팔 발려 환영한다. 하지만 이 환영이 지옥의 문을 여는 것과 같은 이유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는 두 적을 품었기 때문이다.


취하는 자는 언제나 바쁘다. 관리할 시간은 없다. 관리할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하나라도 더 취하는게 낫다. 이런 자들에게 관리는 사치다.


관리하는 자는 취하는 데 인색하다. 이미 삶이 언제든지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 무언가를 더 손에 쥐게 된다면 관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때문에 좀처럼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 몸과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후자는 전자의 브레이크 페달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그 브레이크 페달을 부숴버린다. 이름만 남기고 기능은 죽여버린다. 이렇게하여 이름만 남은 후자는 전자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준다. 멈추지 않는 심장을 만들어준 것이다. Devour!


지혜는 관리와 취함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겠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쉽지 않다. 적어도 후자가 전자의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부숴버리지 않을 정도만 노력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 파멸은 저기 저 밑으로 꺼져야 만날 수 있는게 아니라, 저기 저 위에 있는 끝이 없을 것 같은 곳을 향해 쉼없이 갈 때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파멸은 아래에 있지 않고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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