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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중용과 겸손

가난한선비/과학자 2019. 1. 21. 14:26


중용과 겸손.


‘적당한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덥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상태. 가운데를 지향하는 이유는, 사실은 우리가 어느 한쪽엔가 치우쳐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항상’ 중용을 원하는 이유는 ‘항상’ 치우쳐있기 때문이리라. 나이가 어리거나, 정보가 없어 무지하거나, 경험이 없어 생소한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혹시 인간은 이미 어딘가 한쪽으로 치우쳐있는 건 아닐까. 우린 다만 그것을 나중에 깨닫게 될뿐.


중용을 이룬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차지도 덥지도 않다는 건 보통 수준이 아니란 말이다. 절대 평범한 수준의 결단과 의지로는 그 상태에 다다를 수 없다. 그래서, 만약 덥지도 차지도 않다고 누군가로부터 질책을 듣는다면, 그것은 게으르거나 나태하여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라, 실상은 그 누구보다도 부지런히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으면 치우치는 게 인간이고, 우유부단한 자는 언제나 치우친 자보다 바쁜 법이다. 양쪽 다 상황을 체크하고 어느 쪽으로부터도 싫은 소리를 듣거나 손해보지 않기 위해선 발이 빨라야만 할 것이다.


마치 겸손한 것처럼 차갑지도 덥지도 않다고 말하지 마라. 기회주의자는 늘 당신과 같은 부류에 있다. 배신자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치우쳤음을 인정하라. 그리고 겸허히 중용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하라. 자신의 현재 좌표를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것이 겸손의 시작이다.


**사진은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 쌔벼옴.

Salisbury Cathedral Art Print by John Constable.

The Huntington Library, Art Collections, and Botanical Gard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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