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면 GOP 철책 위로 쏟아지던 별들이 그립고 내 살갗을 가르며 칼같이 불어오던 차가운 바람이 그립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대한, 이 아이러니한 그리움. 힘든 시기들은 서로 맞닿아 있는 탓일까. 그땐 미칠 것처럼 그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었는데. 십년이란 세월은 그 치명적이었던 독소까지도 먼 기억 한편의 애틋함으로 자리잡게 만들어 버렸다. 사실 아직까지도 내가 왜 그렇게도 힘든 군생활을 했어야 했는지 다 이해가 되진 않는다. 다만 지나온 십년을 회고해 볼 때, 그 시절 이후로 난 전보다 좀 더 강해졌다고 여겨왔을 뿐. 하지만 정말 그 시절이 날 강하게 만들었을까. 아님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보내야 했던 그 시절을 가치있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한 한낮 바램에 불과한걸까. 남들이 흔히 겪지 않는 힘든..
머리가 아파 밖으로 나갔다. 강렬한 태양을 등지고 바다나 한번 구경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렇잖아도 인천에 둥지를 튼지도 벌써 1년이 넘었는데 바다 한번 제대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를 끌고 송도 신도시의 가장자리로 가면 바다가 보일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이는 건 공사장 뿐.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인천에 와서 하루도 빠짐없이 봐왔던 건 공사현장. 첨엔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렸다. 전혀 어색하지 않게 내 일상의 한 모퉁이에 자리를 잡아버린 것이다.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여기, 송도 신도시에서 바다를 볼 수 없다는 이 아이러니! 또다시 난 이 공사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사현장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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