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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웅의책과일상

조성오 저, ‘철학 에세이’를 읽고

가난한선비/과학자 2020. 5. 23. 16:39

 

**이 글은 감상문이나 서평이 아닙니다 (그럴 깜냥이 안 됩니다). 그저 선생님의 친절한 수업을 들은 학생의 짧은 후기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철학에 관심 있는 분들은 다른 책 이전에 이 책을 먼저 접한다면 상당히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양질 전화.

조성오 저, ‘철학 에세이’를 읽고.

어제와 오늘에 걸쳐 저번 주 Paul Kyung Jung 님이 빌려주신 ‘철학 에세이’를 읽었다. 철학책이라 어려울 거라는 나의 선입견은 단번에 무너졌다. 너무 술술 읽혀서 사실 조금 놀라기도 했다. 그 동안 주위에 있는 철학 덕후들 덕분에 철학책을 몇 권 같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었고 (물론 반도 이해 못했지만), 그들의 토론을 귀동냥하며 듣고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시간들이 정말 양질 전화를 일으켰기 때문인지, 이 책에서 아주 친절하고 쉽게 가르쳐주는 기본적인 철학 개념 (모순, 투쟁, 변화, 전화, 운동, 대상과 인식, 특수성과 보편성, 주관과 객관, 이중부정과 변증법, 상대성과 절대성, 현상과 본질, 내용과 형식, 원인과 결과, 필연성과 우연성, 그리고 실천)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고 오히려 친밀하게 다가왔다. 최근에 헤겔의 이차자료 중 극히 일부분을 요약 발제하면서 나름 발버둥쳤던 경험도 톡톡히 한몫을 한 것 같다. 이 책을 먼저 읽고 다른 철학책을 접했더라면 철학에 대한 거부반응을 극복하기 위해 그 동안 내가 치렀던 나름 고된 시간도 어쩌면 필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저자의 말대로 철학은 소수의 현학적이거나 고상한 척하는 인간들로 이뤄진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나 사용되는 특수 언어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 일반에 대한 관점일 것이다. 일상 속 세계관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말이다. 나와 타자와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고 사유하고 해석하며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철학은 그야말로 일상인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믿는다. 이 책 덕분에 철학이 조금은 더 친근하게 여겨지게 됐다. 고맙습니다 정경 님!

#김용웅의책과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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