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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
함부로 광야 길을 걷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언제나 나보다 더 힘든 길을, 나 같으면 감당할 수 없었을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서 숙연해질 수 있는 건 그 안에 고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고요가 편안한 안방이 아닌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새 내 입에 담겼던 분노와 상스러운 말들은 사라지고 난 고개를 떨구며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실을 묵상 가운데 자주 깨닫고 있음에도 부주의한 나는 그만 나의 경솔함을 또 드러내고야 만다. 나의 가벼움이다. 내가 또 마주하는 나의 깊은 본모습엔 여전히 가벼움이 묻어있다. 타자를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서 나만 아는 모든 경솔함의 비극은 그것이 지니는 가벼움에 있다. 그것은 타자에게 의도치 않은 화살이 되어 상처를 입힌다. 나의 깊음 속에는 이렇게 타자를 아프게 하는 가벼움이 아니라 타자를 품고 같이 아파할 수 있는 묵직함이 깃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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