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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또 하나의 고개

가난한선비/과학자 2020. 8. 14. 03:05

또 하나의 고개.

아이의 거침없던 터치가 조심스러워지고 굵기만 하던 선이 가늘어져가는 과정은 성장과 성숙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른인 우리가 삶에 흔적을 남기는 데에 조심스러워지고 주저하게 되는 순간도 절망과 좌절이 아닌 성장과 성숙이면 좋겠다.

불현듯 참 인생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어차피 불투명한 미래였다. 어차피 영원한 게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잠시 안정된 것 같아 보여도 언젠간 또 다시 나그네의 정체성을 몸으로 깨닫게 될 날을 맞이하게 될 운명이었다. 떠남과 정착의 반복된 사이클은 이 시대 노마드의 삶의 단면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다수에 속한 일개 시민으로서 그저 이 대열에 내던져져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불의를 직면했다고 해서 그리 호들갑 떨 필요 없다. 그건 언제나 어디에나 있었고 지금도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단지 직접 대면하고 안 하고의 차이일 뿐이다.

그 동안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졌던 신앙이 이제 몸으로 증명될 시기인 것 같다. 그것들이 기름기 찬 말들에 불과했는지, 내 뼈 속까지 침투한 깨달음을 동반한 진정한 고백이었는지는 나의 행위로만이 증명될 수 있을 것이다.

성장과 성숙의 여정이라 믿는다. 믿음과 신뢰를 기반한 삶이 허무로 치닫지 않는 이유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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