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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확신.
신앙과 충돌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과학지식을 거짓으로 매도하거나,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거나, 혹은 음모론의 추종자가 되기로 작정하는 ‘비장함’은 당신의 신앙의 순수함이나 깊이를 대변해주지 않는다. 사실 그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어쩌면 반비례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비장하게 과학을 버리고 신앙을 선택한다고 해서 당신의 신앙이 숭고해지지 않는다. 혹시 그런 자세가 마치 우리의 믿음의 선진들이 그랬듯, 이를테면 신사참배할 것인지, 후미에를 밟을 것인지, 아니면 예수와 죽음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와 같은, 목숨을 내놓기로 작정한 자세와 자칫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는 정말 당신의 머리통을 한 대 탁 치면서 정신 좀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그저 무식할 뿐이거나, 안일하고 귀찮아하거나, 용기가 없을 뿐이다.
그리고 당신의 그 자세는 역설적으로 당신의 신앙이 결코 건강하거나 견고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가치중립적인 과학지식을 악마화시켜 스스로 두려움에 떨며 앉아있는 사람의 신앙을 어찌 감히 기독교 신앙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제발 스스로를 마치 좁고 험한 가시밭을 일부러 선택해서 고난을 받으며 홀로 걸어가는 것처럼 비장하게 포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당신은 너무 가볍다.
반지성적인 사람들이 흔히들 보이는 놀라울 정도의 비장함 뒤에는 그저 무식함과 고집불통, 그리고 옹졸하고 편협한 자신의 신념만이 초라하게 서있을 뿐이다. 그런 신념을 마치 기독교의 본질을 수호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비장하게 여기거나, 자신의 반지성적인 자세가 가장 순수한 믿음이라도 되는 것처럼 확신하는 건 이 시대가 낳은 정신병과 다름 없을지도 모르겠다.
까놓고 말해서, 이런 것들을 보며 누가 감히 기독교인들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며, 누가 감히 기독교에 매력을 느낄 수 있겠는가. 전도와 선교로 예수의 복음과 하나님나라를 전파하고 싶어하는 동기를 탓하는 게 아니다. 그 전에 먼저 상식이 통하는 인간이 되면 좋겠다. 기억하라. 우린 그리스도인이기 이전에 먼저 인간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아, 의도적 거절로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이 가련한 인간들. 제발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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