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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의외로 얕은 곳에 위치한다. 너무 얕아서 언제나 거리를 두고 애정을 담은 눈에만 보인다. 서로에게 익숙해져 버린 연인 혹은 부부 사이에서는 쉽게 지나치는 곳이다.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과 익숙해져 간다는 것의 미묘한 간극은 사소한 감정의 해소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익숙해서 알지 못하게 되는 일, 너무 익숙해져서 서로의 얕은 곳을 보지 못하게 되는 일. 거리가 사라진 사이에는 애정도 함께 사라진다. 가까움은 오히려 무딤이 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환기가 자주 필요하다. 서로의 얕은 곳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기 위해서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건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기 위해서다. 가까이 있으면서 얕은 곳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가까운 사람은 적당한 거리에 존재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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