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 monologue

통풍 free 1년

가난한선비/과학자 2021. 7. 5. 06:04

통풍 free 1년.


미국 독립기념일. 이 날은 나에게 다른 의미를 지닌다. 정확히 일 년전 오늘 나는 소위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 발작을 경험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은 그로부터 약 한 달간 정도를 달리하며 지속됐다. 아내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약을 먹었기에 망정이지 무식하게 그냥 견디려고 했으면 정말 나는 초죽음 상태로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죽여야만 했을 것이다. 몸이 아플 땐 이미 아팠던 경험자의 조언과 위로가 언제나 큰 힘이 된다.
첫 통풍 발작을 경험한 사람의 절반 이상은 일 년 내에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통풍에 걸리고서도 지금까지 해온 식습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다. 다행히 나는 그 절반 이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사실만으로도 나는 감사한다. 


식습관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 몇 년전부터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나로선 이미 바뀌었어야 했던 것이었다. 나는 실제로 코너에 몰려야 정신을 차리는 미련한 부류였던 것이다. 육류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섭취를 줄였고 닭고기로 대신했다. 야채 섭취량을 늘였다. 물을 더 자주 많이 마셨다. 그렇게 좋아하던 맥주도 더 이상 집 냉장고에 쟁여 놓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도 가장 아쉬운 건 삼겹살과 맥주다. 


일 년을 이렇게 잘 버텨왔으니 앞으로도 충분히 통풍 발작을 경험하지 않고 살아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긴다. 사십 중반에 들어선 이상 건강과 체력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아니 먼저 나를 위해서 꼭 지켜야겠다. 

'in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상의 무게  (0) 2021.07.24
한계  (0) 2021.07.21
출세의 명암  (2) 2021.07.02
과학자의 신앙공부 세종도서 선정 (with 스티커)  (0) 2021.06.30
우물 안 평화주의자의 겸손  (0) 2021.06.26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