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자기애
열등감은 자기 연민으로, 오만함은 자기 자랑으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겉모습은 정반대인 것 같지만 둘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모두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에 천착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기애, 나르시시즘, 혹은 교만이라 불린다. 교만은 약자에게 가서는 열등감과 자기 연민으로, 강자에게 가서는 오만함과 자기 자랑으로 발현한다. 이를 기독교에서는 죄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모든 인간에게 있는 그 무엇. 자기애.
자기 자랑으로 초지일관하는 사람도 꼴불견이지만, 자기 연민으로 가득 찬 사람 역시 징그럽긴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을 대할 때마다 곤혹스럽다. 자기 자랑하는 사람은 보통 자기가 자랑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대충이라도 안다. 그래서 거짓 겸손으로 작전을 수정하곤 하지만 겸연쩍어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은 자기가 교만하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설상가상으로 자기는 스스로 엄청 겸손한 줄 아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당수 피해의식에 절어 있기도 하다. 열등감의 표출은 과장이기에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어울리지 않게 흥분하기도 하고 갑자기 굉장히 내성적인 성향도 보인다. 극과 극을 왔다 갔다 하는 경우도 흔한 증상 중 하나다. 불안정한 것이다. 어찌 보면 자기 연민이 자기 자랑보다 더 파괴적이고 자기중심적일지도 모른다.
자기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겸손할 수 없고, 자기를 낮출 수 없다. 스스로는 누구보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살아간다고 여기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완전 착각이다. 겸손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자기 객관화라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가장 꼴 보기 싫은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하는 자들이다. 겉은 겸손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건 배려가 아니라 자기의 이미지 관리를 위한 거짓된 행위라는 게 곧 들통나게 되는 사람.
참 안타깝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한 사실 중 하나는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어른 중에 많다는 것이다. 같은 공동체에 이런 사람이 속해 있으면 정말 곤혹스럽다. 그 사람은 늘 양보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언제나 주인공이고 싶어 하는 양상을 보이고 실제로 주인공 대우를 받지 못하면 더 비뚤어지기도 하기에 정말 대하기가 난감할 때가 많다. 무슨 철 안 든 아이도 아니고, 객기 충만한 이십 대도 아닌데 말이다. 정말 노답이다. 이런 사람을 과연 나는 품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자신이 없다.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정도의 어려움과 맞먹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만남이란 게 원한다고 되지 않는 것인데...
'in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조바심 (0) | 2022.07.19 |
|---|---|
| 새로운 시작 (0) | 2022.07.17 |
| 소중한 순간들 (2) | 2022.04.25 |
| 힘, 그리고 인간다움 (0) | 2022.04.18 |
| 인간의 활동 성향 (0) | 2022.04.15 |
-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