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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

당부: 글쓰기 동지들에게

가난한선비/과학자 2022. 11. 10. 20:25

당부: 글쓰기 동지들에게

갈수록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까닭은 쓰면서 자연스레 늘어가는 비판력 때문이다. 이제 막 글을 써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글쓰기 연습을 지속하는 사람에게 있어 지뢰와 같은 걸림돌은 다름 아닌 식상함이다. 글을 계속 써나가다 보면 결국 자신의 한계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어휘력, 문장력 등을 스스로 파악하게 되며, 자신의 글이 그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글을 잘 못 쓴다는 열등의식보다 더 큰 좌절감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감을 잃고, 일부는 글쓰기를 포기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하기도 한다. 글쓰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순간들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을 거꾸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많이 쓰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비판력이 과연 그토록 어렵게 시작했고 지속해온 글쓰기 여정을 그만 두게 할 만큼 강력한 폭탄이냐고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말이다. 이제야 가지게 된 비판력은 쓰기의 거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읽기의 수준을 높여주는 단초가 된다. 그리고 그동안 글이 잘 써졌던 이유는 비판력이 부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비로소 가능해지게 된다. 즉, 비판력을 갖춘 지금이야말로 글쓰기를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는 시작점일 수 있다.

글쓰기 동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이런 순간을 맞이할 때 부디 포기하지 마시라고. 지금까지는 나 자신의 글쓰기 역량을 낱낱이 파악하는 기간이었고, 내 안에 있던 거품을 빼내는 과정이었음을 믿어보시라고. 그리고 알고 보면 모든 글쓰기 동지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고, 그러므로 당신 역시 그들과 함께 여전히 정상궤도 위에서 잘 가고 있노라고.

*저 역시 이런 순간들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이런 난관을 타파하기 위해 재독 프로젝트와 작가 노트 작성이라는 과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도 나름대로의 다양한 방법으로 이 시기를 잘 통과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제 계획을 실천하면서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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