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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행복이 깃드는 불편한 삶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7. 3. 10:14

행복이 깃드는 불편한 삶

사사로운 것들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기 시작할 무렵이었을까.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된다는 생각이, 그러나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가슴 한 편엔 언제나 소망을 간직한 채 나와 타자와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할 무렵이었을까.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일수록 불편과 불행이 반비례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진다.

언뜻 보면 불편한 삶이 불행을 가져다준다고 여기기 쉽다. 그래서 이것저것 불편한 것들을 교체하거나 제거해나가는 데에 무게를 싣게 된다. 돈과 시간을 쏟아붓게 된다.

언젠가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어떤 특별한 사건 때문은 아닌 것 같다. 행복은, 그러니까 쉽게 얻을 수 없는 순도 높은 행복은 적당히 불편함 가운데 적당한 결핍을 느끼면서 서로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꽃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일부러 나는 약간의 불편함을 내 삶에 허용한다. 이렇게 의지적으로라도 편리를 추구하는 이 시대의 조류에 저항하지 않으면 순도 높은 행복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다. 타자를 배제하거나 혐오하며 나 자신만을 위하며 살 것 같기 때문이다.

편리하면 일의 효율은 늘어날지 몰라도 삶의 질은 역행할지도 모른다. 나에겐 지키고 싶은 게 있다. 인생의 후반전에 와서야 뒤늦게 깨닫게 된 소중한 가치들이다. 나누는 삶, 배려하는 삶, 내가 아닌 남을 향하는 삶. 그래서 적당한 불편함 속에서 함께 투덜대기도 하고, 가진 것 별로 없지만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이 삶을 유지하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남는 돈은 나보다 어려운 분들에게 흘려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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