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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시간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12. 2. 19:03

시간

‘킬링 타임’이라는 표현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동시에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어쩌면 그런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황상태에 빠질 것 같았다. 그리고 물었다. 나는 시간을 사용하고 있을까? 아니면 죽이고 있을까? 

사용하는 것과 죽이는 것의 차이. 전자에선 존중하고 아끼는 자세가 느껴지는 반면, 후자에선 함부로 여기고 낭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즉, 시간을 죽인다는 것은 시간을 사용하지 않고 버린다는 것이다.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모르는 건 무지다, 어리석음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버리는 행위는 어리석은 자의 행동이다. 

나에게 주어진 현재라는 시간. 이 소중한 시간을 죽이지 않고 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killing time’이 아니라 ‘saving time’을 하고 싶다. 영어로 표현하니 시간을 살리는 일은 시간을 구하는 일이 된다. 

죽이고 버리는 사람이 아닌 살리고 구하는 사람이 내가 되길 바라본다. 그 대상이 시간일 경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현재밖에 없으므로, 그리고 그 현재는 고유한 시간이므로 그 시간은 곧 나 자신이 된다. 그렇다. 시간을 죽이고 버리는 일은 나를 죽이고 버리는 일이고, 시간을 살리고 구하는 일은 나를 살리고 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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