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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여유

가난한선비/과학자 2024. 3. 9. 13:48


눈부신 햇살. 살짝 차가운 미풍. 구름 한 점 없는 나른한 오후. 늦잠을 자고 느지막이 일어난다. 대충 씻고 아들과 함께 맥도날드를 향한다. 햄버거 하나씩 먹고 농구공을 튀기며 근처 학교 운동장으로 간다. 밝고 넓은 운동장. 벤치에 할아버지 한 분이 홀로 앉아 계신다. 햇살을 즐기시고 계신 듯하다. 아들은 농구에 열심이다. 연신 아빠 봐 봐, 하면서 슛이며 점프며 최근 들어 연습한 기량을 보여주려 애쓴다. 같이 농구를 하다가 너무 눈이 부셔서 나도 벤치에 앉았다. 문득 캘리포니아에 살던 때가 떠오른다. 눈부신 햇살이 나를 그 기억으로 인도한 것이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아, 마침내 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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