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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만하면 잘 살고 있다고 여길 때, 그 이유가 고작 타자를 향한 암묵적인 경멸과 거기서 오는 은밀한 우월감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류가 생각하는 인격은 타자에 대한 경멸과 상대적 우월감을 감쪽같이 숨기면서 오히려 타자를 존중하는 사람, 자기를 낮추는 겸손한 사람인 척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나는 이런 걸 완벽하게 해 내는 사람이 이 시대 주류에서 원하는 인간상이 아닐까 두렵다. 자기기만과 위선에 능한 사람. 악을 내재화하여 그것과 함께 살면서도 선을 적극 활용할 줄 아는 능력자. 정직과 성실을 조롱하고 샛길로 자본을 거머쥐는 자들.
한때 지혜에 속했던 '적당한 선'은 점점 더 검게 물들고 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으며, 그것을 변호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지혜로 둔갑시킨다. 차라리 소수의 악인들이 활개를 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내 존재가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느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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