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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 중 부조리
인생의 지혜를 구하러 대학 교수가 아닌 대기업 대표를 찾아가 조언을 듣는 세상이다. 상아탑 권위의 추락일까, 자본의 압도적인 힘일까. 그저 시대 변화의 단상일까.
자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들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그러나 이런 질문도 의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우린 지식과 지혜의 상아탑 안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생이나 교수는 더 이상 지식과 지혜를 도모하지 않는다. 대신 자본의 노예가 되기를 선택했다. 가치라는 것 자체가 자본이 된 탓이다.
무가치하다는 것은 자본이 없다는 말과 다름없게 되었다. 이 말을 돌려서 하면, 자본이 있다는 건 곧 가치 있게 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대기업 대표에게 돈을 잘 버는 방법만이 아니라 그 외의 모든 것을 묻고 경청하는 행위도 이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돈이 되지 않는 것들을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가치는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돈이 있어야 그런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걸까. 돈을 추구하지 않는 것들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이 아이러니. 이 시대의 부조리 중의 부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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