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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
마음껏 달리기만 하면 전진할 수 있을 때가 있었다. 이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그렇다. 때로는 달릴 마음조차 없을 때도 있고, 마음은 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으며, 몸이 따라 준다고 해도 여러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달리는 것 자체를 저지당할 때도 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것들이 사실은 엄청난 보호와 복을 받을 때만 가능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참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평생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에 감사하게 생각하련다.
깨달은 사람은 그제야 자신의 궤적을 돌아보며 어리석게 놓쳐버린 무수히 많은 소중한 것들을 아까워한다.
그래도 다행인 거다. 그것들이 소중하게 여겨졌으니.
늦은 감이 있겠지만, 다시 시작하면 된다. 원점에 서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그거면 된다. 충분하다.
이제 전진할 수 있다. 느리지만, 늦었지만, 한 걸음씩.
그동안 마이너스로 달리며 쌓았던 수많은 마일리지는 이 원점을 탄탄하게 만든 밑거름으로 쓰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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