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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자유

가난한선비/과학자 2026. 9. 18. 23:41

 

자유

가끔은 나 빼고 모든 세상이 변함없이 돌아간다는 게 얄미울 정도로 낯설게 다가오지만, 또 가끔은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마음에 안정을 찾는다. 세상의 중심이고 싶은 마음, 아니 중심은 아니더라도 나사 하나 정도의 의미는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 잡혀 있을 때가 있었다. 언제나 내가 뭔가를 받기보다 뭔가를 해주고 있다는 기분이었고, 나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야망으로 가득 찬 나날들이었다. 아직 나의 한계를 만나지 않았을 시절이었고, 나의 민낯을 마주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그런 것들을 인생의 전후반 경계를 지나면서 겪게 되었다. 이제는 나의 존재와 무관하게 아무 흠집도 없이 굴러가는 세상을 바라볼 때 나는 자유를 느낀다. 내 어깨에 스스로 지웠던 무게를 덜어내고 간편한 차림으로 소박하게 거리를 걷는 나그네의 발걸음은 가벼운 것이다. 어쩌면 철이 드는 건 스스로 지운 짐을 스스로 내려놓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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