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어떤 것이 목적인지 수단인지 알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 수단이라 여겼던 것을 그 사람에게 줘 보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수단이었다면 그 사람은 그것에 감사하며 아직 성취하지 못한 목적을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의 실체가 실제로는 수단을 가장한 목적이었다면 그 사람은 여정을 끝낼 것이다. 원하는 걸 얻었기 때문이다.
소원성취와 문제해결 vs. 성령충만과 하나님나라
교회를 단 몇 번만 다녀본 사람도 눈치가 있다면, 바보가 아니라면 금방 알 수 있다. 둘 중 어떤 것이 인생의 목적인지. 그리고 둘 중 어떤 것을 목적으로 말해야 사람들이 칭찬하고 좋게 바라보는지.
퇴근 길 전철 안에서 김근주 교수님이 쓰신 "성경을 보는 눈"을 읽다가 신명기 17장에 나오는 내용, 왕에게 많아서는 안 되는 세 가지가 병마와 아내와 은금이라는 부분에서 잠시 멈추고 묵상을 했다. 하나님의 존재와 나의 존재에 대해서. God's kingdom과 My kingdom에 대해서. 내 인생의 목적에 대해서. 인생과 하나님나라에서의 나의 현재 좌표에 대해서. 내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인간은 교만할 수 있다. 심지어 그 실패와 좌절로 많은 것을 깨닫고도 정작 비슷한 상황이 주어지면 과거와 똑같은 결정을 할 수도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나도 그런 부류가 아닌지 점검해 본다. 마치 실패자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게 된 것이 실패의 목적인 것처럼 여기고 있진 않았는지, 그 공감능력을 얻게 된 것을 훈장처럼 여기고 있진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그것 역시 과정이어야만 한다. 목적은 하나님나라다. 지식은 많아지는데 끊임없이 더욱 교묘한 위장과 합리화를 하며 자기기만을 일삼는 내 모습을 본다.
참 감사하다. 그래도 책을 읽으며 지식을 늘려가는 와중에 이런 깨달음도 얻고 또 깨어지고 또 세워져 간다. 현재의 나의 좌표가 확인되고, 방향이 수정되며, 목적지가 조금 더 명확하게 보인다.
그렇다. 내 삶이 요동치 않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것이 평안이 아닌 거다. 평안은 하나님나라에 있다. 나는 하나님나라 안에 있으면서도 하나님나라를 끊임없이 바라고 추구한다. 나그네처럼.
'in fai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눔, 인생의 공적 의미 (0) | 2017.08.04 |
---|---|
하나님나라와 "복음의 공공성" (0) | 2017.08.04 |
기도 (0) | 2017.08.04 |
권위 (0) | 2017.08.04 |
구제 (0) | 2017.08.04 |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