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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엘리트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겸손을 가장한 잘난척하기.


1. “저, 평범한 사람입니다.”

>>> 진짜 평범한 사람은 자신을 평범하다고 소개하지 않는다. 당신은 이미 사람들이 당신을 평범하게 보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인정과 우러러봄이 기분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칭찬이 점점 많아지니, 그저 귀찮고 부담스러졌을 뿐이다. 차라리 인정받고 싶었는데, 열심히 노력해서 마침내 인정받게 되었다고 말하라.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아주 자연스럽다. 솔직함을 배제한 겸손은 신뢰도가 높지 않다.


2. “어릴적, 하라는 공부 안하고 농땡이만 쳤어요.”

>>> 농땡이라는 두리뭉실한 단어만 쓴다면 애교로 봐주겠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더라. 보통은 아주 구체적인 예를 든다. 야자 째고 당구장 갔다거나, 시험 기간에 벼락 치기했다거나, 고등학생 때 몰래 담배도 펴보고 술도 마셔봤다거나, 등등등. 그러나 다 안다. 사실 당신은 진짜 농땡이 치는 애들보다는 훨씬 적은 횟수로 뻘짓을 해놓고서, 그 몇 번 안 했던 농땡이를 뻥튀기 하고 있는 것이다. 진짜 농땡이만 치면 인생이 농땡이로 끝난다. 당신은 뭔가 달랐던 거다. 왜 그것을 감추는가? 그 감추는 행위가 겸손인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같이 농땡이 치던 애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신만 빠져 나와 성공했냐고 누군가는 물을 수도 있다. 당신은 그 겸손이란 짓거리를 하면서도 당신이 모두 주인공인 것처럼 함께 농땡이 쳤던 친구들을 순식간에 엑스트라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말 조심하라.


3. “별로 한 것 없는데, 운이 좋았어요.”

>>> 운이 호소하면 자신의 공로가 주목받지 못할 거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 역시 그래야 자신의 현재 성공이 더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인정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 뭐 이해는 간다. 당신의 논리. 이런 거 아닌가? 과거에는 공부에도 관심 없고 선생님 말도 잘 안들었는데, 나중에 어쩌다보니 한 가지에 관심이 갔고, 주위 환경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그 한 우물을 계속 팠더니,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성공의 자리에 가 있더라는 거다. 즉, 한 마디로 간절히 바라며 운만 따르면 된다는 논리겠지? 침 그만 튀기고, 정작 운에 호소하려면 로또나 당첨되고 말하라.


4. “저도 진짜 노오력 많이 했어요.”

>>> 이번엔 운이 아니라 자신의 노오력을 강조하는 논리다. 이는 자신의 타고난 탤런트나 거의 완벽한 성장배경을 애써 무시하고자 할 때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다. 이런 자들 중에는 마치 자기가 억울한 것처럼 울먹이는 경우도 왕왕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보이지 않았던 노력은 다 무시하고 겉모습만 보고 그것에서만 성공 이유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라. 당신은 노력만으로 성공이 주어진다는, 아주 비현실적이고 아이들 동화책에서나 교과서에나 나오는 철수나 영희 머리속에나 있는 성공 비결을 얘기하고 있는 거다. 결과적으로 당신은 노력이라는 단어를 아주 값싸게 만든 셈이다. 당신보다 몇 백 배 노력하는 사람 세상에 구름처럼 허다하다. 차라리 당신이 당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지게 된 탤런트와 성장배경을 인정하라. 남들보다 앞서서 출발하게 되었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라. 물론 노력도 했겠지만, 그건 내놓을 만한 게 못 된다. 남은 건 당신이 이룬 성공으로 약자들을 도우면 되는 거다. 쓸데 없이 성공 노하우를 공식화하여 자기 계발서 따위의 책을 쓰거나 방송 출연해서 떠들지 마라. 교회 다닌다면 쓸데 없이 그런 것 가지고 간증이라는 타이틀로 지껄이지 마라. 당신의 성공으로 나오는 효과들을 부지런하게 환원시키는 데 집중하라. 웃기지 않은가? 겸손하고 싶으면서 이곳저곳 불려 다니며 떠든다는 것이. 모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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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있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 네 가지만 써봤습니다. 모두들 속이거나 속지 마시길. 그리고 거짓 겸손으로 인한 파급 효과에 제발 휘둘리지 마시길. 인간은 도긴개긴입니다. 어떤 인간이 신비하게 보인다면 조심하셔요. 괜히 그 사람 부담주지 마시고요. 그 부담이 괜히 그 사람으로 하여금 거짓 겸손을 더 부추기게 할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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