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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주의를 기울이기

가난한선비/과학자 2019. 10. 16. 12:46

주의를 기울이기.

도시의 소음을 피해 한적한 곳에 들어서면, 그제서야 자연이 내고 있던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저 소음만 제거했는데도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내 내 마음은 꽉 차오르고 내 안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제거’가 가져오는 충만함. 이 아이러니.

너무 많은 것들에 잠식되어, 정작 들어야 할 소리를 듣지 못하고, 가장 커다란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 하루를 탕진하고 있는 나를 돌아본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큰 소리에 누구보다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행위가 아닌, 작고 가려진 소리에 귀기울이는 마음과 자세에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한다.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좀 더 낮은 곳으로, 좀 더 불편한 곳으로, 좀 더 가난한 곳으로. 오늘 나는 과연 들어야 할 소리를 들었을까. 아니면, 그저 모든 사람이 집중하는 똑같은 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반응하기에 발이 빨랐던가. 적극적인 것과 수동적인 것의 껍질을 벗기면, 그것들은 과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질까.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바쁜 하루에 왜 난 더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는 것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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