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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가난한선비/과학자 2019. 12. 6. 05:20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햇살이 좋아 양지 바른 벤치에 앉았다. 비 내린 다음 날은 언제나 그렇듯 묵은 때가 말끔히 씻겨나간 것처럼 개운한 느낌이다.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 물방울이 우두둑 떨어져 내 머리와 얼굴을 적신다. 고개를 들어보니 커다란 나무는 아직도 물기를 머금고 있다. 그때 본 파란 하늘, 그리고 하얀 구름. 좀 더 눈을 들어 멀리 산 쪽을 바라보니 오늘은 날씨가 참 청명하다. 기분이 좋아진다.

문득 움직이는 구름과 바람이 없었다면 산과 하늘은 얼마나 건조한 느낌일까 생각한다. 변하는 것들은 변하지 않는 것들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아름다움은 이 둘의 조화로운 춤이 빚어내는 향연임이 틀림없다.

무언가를 너무 많이 읽는다는 생각을 한다. 스마트폰의 발달은 지나친 정보의 입력을 가져왔다. 인터넷의 발달로 범람했던 정보의 홍수에 나를 그대로 풍덩 빠뜨려 버린 셈이다. 무분별하게 입력되는 온갖 지식들이 난무한다. 그러니, 무제한의 정보에 노출된, 한계를 가진 내 몸은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예전보다 눈이 더 피로하고 머리도 지끈거린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를 좇는 내 모습이 문득 처량하게 느껴진다. 산과 하늘을 등지고 바람과 구름에 내가 너무 쏠려있진 않았나 묻는다. 변하지 않는 것들을 든든히 붙잡고 있어야 변하는 것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을텐데. 그리고 한 가지 더 묻는다. “그렇다면 내게 변하지 않는 것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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