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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모습.
나는 다만 타자에게 부담스럽거나 불편한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편한 나머지 함부로 취급당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다. 이 둘 사이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건 나의 책임만도 타자의 책임만도 아니다. 이 역시 나와 타자 사이의 긴장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이때의 긴장은 존중과 배려다. 나만 독식하려는 속마음은 불신을 불러오고 결국 관계의 파괴를 가져온다.
편한 사람, 혹은 자신과 잘 통하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보이지 않는 긴장의 선이 흐려지기 쉽다. 편하다는 말은 함부로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긴장의 선이 흐려진 상태에서의 모습을 과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까. 존중과 배려가 사라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란 타자의 약함와 부족함을 함부로 재단하여 자신의 기준에 맞추려고 하는 자들에 대항하는 말이다. 개별성을 무시하고 전체성을 강조할 때, 타자의 컨텍스트를 무시하고 자신의 컨텍스트만을 강조할 때 우린 아주 쉽게 인간을 사물화시킨다. 그렇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란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약함과 부족함으로 위장한 자신의 악함을 내세우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 달라고 하지마라. 인정은 인간에게 하는 것이지 악에 대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인정은 결코 찬양이 아니다. 당신은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싶은가, 아니면 당신의 위장을 찬양받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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