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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흐르는 시간

가난한선비/과학자 2020. 9. 16. 07:27

흐르는 시간.

어젠 봄가을에 덮는 이불을 꺼냈다. 사흘 연속 밤 기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화씨로 약 64도 안팎의 온도. 딱 자기 좋은 온도다. 나는 잘 때 이불을 덮지 않으면 추울 정도의 온도를 가장 좋아한다. 

아들 침대에도 같은 이불을 하나 꺼내주었다. 매일 밤 약 30분 정도씩 화상으로 가족이 함께 모여, 올해가 시작하면서 실행해온 성경읽기를 하고 안부를 나눈다. 주말에는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더 놀아도 된다고 허락해주는데, 웬걸... 보통 놀면서 흥얼거리는 녀석의 방이 화상전화 후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조용한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은 이불 속에 폭 들어가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나는 환하게 켜진 방 불을 다 끄고 아들의 볼에 뽀뽀를 해주고 아들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느꼈다. 아빠로서 정화되는 시간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든다. 막상 뭔가를 하려고 할 때 필요한 충분한 시간 확보가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여유가 생기길 바랐지만, 오히려 더욱 조급해지는 내 모습도 심심찮게 마주한다. 나는 과연 숙성되어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한낱 주어진 일에 급급하며 그때 그때를 때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조금 더 진득하고 조금 더 깊은 사라이 되었으면 한다. 즉물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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