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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침 일찍 연구소에 다녀왔다. 약 30마일 거리를 계속 북쪽을 향하는 동안 대기는 더욱 짙은 회색으로 변해갔다. 산불이 난 장소와 가까운 도시에 위치한 탓인지 연구소 근처에 진입하자 가장 먼저 날 맞이한 건 대기 중 가득한 냄새와 연기였다. 산은 여전히 가려져 있었고, 아침 안개와 뒤섞인 대기는 습하고, 냄새는 그 가운데 정지해있었다. 작업하는 동안 거의 건물 안에 있었는데도 나는 냄새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나마 연구소라 들어오는 공기를 조절하고 있었을텐데도 말이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을 때에도 내 옷에서 냄새가 났다. 단 몇 시간 안에 흠뻑 냄새가 밴 것이다. 그 근처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앞으로 더욱 커다란, 지금까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규모의 재앙이 닥칠 가능성은 엄연히 기정사실처럼 크게 존재한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재앙 앞에서 인간의 유한함과 무능력함을 통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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