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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아닌 감사로.
별다른 이유 없이 불안해질 때면 공허한 마음에 괜스레 이것저것 무의미한 행동들을 하며 시간을 죽인다. 그러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허투루 날려버린 시간의 무게를 느끼고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소중한 시간을 살해한 대가는 묵직한 침묵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이유가 뭘까 궁금해진다. 철학적 질문과 신학적 질문까지 마구잡이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벌써 숱하게 겪어봐서 새로울 것도 없다. 이 반복되는 사이클. 빙빙 도는 원과도 같은 나날들. 내 인생에서 없애버릴 수 있을까, 영원히 제거해버릴 수 있을까, 하며 한때는 치열하게 원인을 찾아보기도 하고 다분히 종교적이고 무속적인 방법으로 치료책을 강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죄책감이 더해진 더 커다란 자괴감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느 시점부터는 그냥 이런 시간들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담담히 받아들인다. 어쩌면 이런 시간이 인간으로서 이기심을 버리고 내면으로 침잠하여,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여기에 있는지를 묻고 답하며 진지한 시간을 가져보는 소중한 순간이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슬픔 없는 기쁨보다는 슬픔이 잘 어우러진 기쁨이 더욱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고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은 두려워할 게 아니라 감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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