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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
나는 전조에 주목하길 좋아한다. 맥락 없이 툭 던져진 우연의 파편들을 보다 큰 필연을 이루는 조각들로 해석하길 즐긴다. 아주 오랜만에 온 친구의 연락, 예상치 못한 날씨의 변화, 어느 공간을 방문할 때 느껴지는 기시감 같은 단편들. 내가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면 더 그렇게 된다. 왜 하필 이런 일이 지금 이런 시기에 일어났을까, 무슨 의미기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밑도 끝도 없는 무수한 질문들 앞에 서서 나는 무언가 말이 되는 것 하나라도 잡으려고 노력한다.
안다. 이성적이지 않고 다분히 무속적이라는 걸. 그러나 나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종종 마음에 위로와 확신을 얻곤 한다. 객관적인 증거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때론 주관적인 확신이 오늘 이 불안한 현실의 가느다란 실 위를 걸을 때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법이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믿음의 영역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 한낱 정신승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이런 행위가 혼자서 조용히 마음에 여유를 찾는 데엔 꽤나 유용하다는 사실이다. 우린 이성을 앞세우고 이성을 사용할 줄 알지만 결코 이성적이지 않은 존재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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