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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건물과 거리들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3. 26. 21:21

오스트리아 빈 (비엔나) 나들이
: 사진 속 단편들 #4
- 건물과 거리들


학회 마지막 날, 일탈을 감행하며 도나우 강을 보러 혼자 막무가내로 길을 걷다가 알게 된 사실이지만, 빈의 모든 거리가 사진처럼 거대한 레고 블록들로만 이루어진 건 아니다. 그러나 트램이 빈번하게 다니고, 쇼핑 거리가 즐비하며, 레스토랑과 카페, 극장과 공연장, 공원, 학교와 연구소, 그리고 여러 관공서들이 늘어선 다운타운 근방은 모든 골목이 사진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느 도시를 가든 그 도시를 가장 대표하는 건 아무래도 건물일 것이다. 저마다 다른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수많은 건물 이면엔 역사와 전통이 흐르기 마련이고, 거기엔 주민들의 일상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저 거리들을 10킬로미터 이상 걸으며 나는 그곳의 공기를 충분히 마신 것만 같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유명한 관광명소가 아니다. 내겐 거리다. 빈의 거리들, 그 많은 골목들. 꿈에서도 나는 한동안 계속 그곳을 걷고 있을 것만 같다. 오래토록 지워지지 않을 기억으로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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