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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크로와상과 카푸치노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3. 26. 22:36

오스트리아 빈 (비엔나) 나들이
: 사진 속 단편들 #6
- 크로와상과 카푸치노


5박 6일의 짧은 일정 동안 맞이했던 다섯 번의 아침 식사.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는 카푸치노를 마셨고, 크로와상과 이름 모를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었다. 사진은 연구소와 호텔 바로 옆에 위치한 조그마한 카페에서 주문한 나의 첫 아침식사다. 가격도 6-7 유로 정도였으니 그리 비싼 편도 아니었다 (파리 바게트에 가도 비슷한 가격이 나오지 않는가. 아니, 오히려 한국이 비싼 편인 듯 싶기도 하고). 커피가 맛있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illy 빈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에 있을 땐 자주 마시기에는 조금 비싼 편이라 엄두를 잘 내지 못하던 브랜드였는데, 오스트리아에서 맞이한 첫 아침식사에서 illy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샌드위치는 아주 심플한 맛이었다. 미국에서 자주 먹던 샌드위치와 한국에서 최근에 먹던 샌드위치의 맛과 그리 다르진 않았다. 그러나 둘째 날 갔던 식당에서 갓 구운 크로와상을 한 입 베어물었을 땐, 아 바로 이게 크로와상이구나, 싶을 정도로 겉바속촉의 식감과, 닭고기처럼 찢어지는 감촉과, 남아 있는 온기에 서려있는 버터향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하필 그날 크로와상이 뒤늦게 나오는 바람에 배가 이미 부른 상태였음에도 나는 하나 더 집어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 맛에 반해 다음 날도 같은 식당에 갔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날은 크로와상 대신 커다란 프레츨 모양의 빵 (소금이 아닌 커다란 설탕 덩어리가 묻어 있어 달았던)만 제공되어 무척이나 아쉬웠다.

언젠가 다시 유럽을 가게 되면 꼭 해보고 싶은 테스트가 하나 생겼다. 각 도시마다 크로와상과 카푸치노를 맛 보기. 생각만 해도 흐뭇한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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