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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벨베데레 궁전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3. 28. 14:42

오스트리아 빈 (비엔나) 나들이
: 사진 속 단편들 #9
- 벨베데레 궁전


빈 여행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중 하나. 이름부터 멋들어진, 벨베데레 궁전 (얼마 전 페북 바탕화면으로 바꾼 사진 속 건물이다). 이 궁전을 제대로 구경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하더라도 실내로 들어가 클림트를 비롯한 여러 예술가의 작품을 구경할 필요가 있다. 벨베데레 궁전은 18세기 초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건물이다. 상궁과 하궁, 그리고 벨베데레 21이라고 이름 붙여진 현대 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건물들 사이에는 아름답고 거대한 규모의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오스트리아 출신 예술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은 상궁과 하궁 모두 비치되어 있는데, 상궁에 좀 더 많은 작품들이 있다. 오디오북으로 설명을 들으면서 상궁을 여유 있게 돌아보려면 한 시간은 족히 소요되기 때문에, 그리고 자고로 예술 작품은 가만히 응시하며 관람하는 것이지, 사진 찍고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벨베데레 궁전을 방문한다면 적어도 두 시간 이상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시간이 없다면 상궁만 관람하면 되겠다.

저번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렇게 대단한 화가인지 몰랐다. 이번 오스트리아 방문으로, 아니 벨베데레 궁전 방문으로 처음 알게 된 정보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클림트의 수십 작품들을 하나씩 보면서 이 사람이야말로 천재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미술 기풍에는 문외한이지만 관련 없어 보이는 여러 기법을 두루 갖추고 각 기법을 제대로 마스터한 대가라는 걸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해석 없인 이해할 수 없는 현대 미술처럼 무언가를 상징하는 듯한 작품들은 물론이며, 이 작품은 사진 아닌가, 할 정도로 사실적인 작품들도 그릴 줄 아는 대가였다. 오스트리아가 자랑할 만하다 싶었다.

하궁을 관람하다가 들른 별관에서 히틀러의 사진과 2차 세계대전을 상징하는 작품들도 보았다. 히틀러가 오스트리아 사람인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클림트를 상궁의 메인과 하궁의 절반 정도에 비치시키고 히틀러를 하궁 구석에 살짝 비치시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직 꽃이 만발하지 않아 아쉬웠다. 사진 속에 보이는 거대한 정원이 꽃으로 뒤덮인다면 얼마나 근사한 모습일지 상상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아무래도 오스트리아는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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