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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

두 권의 책의 개요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4. 5. 11:15

두 권의 책의 개요

재미있게도, 나는 이동 중 혹은 여행 중 글이 잘 써진다. 환기의 효과가 아닐까 짐작해 보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듯하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동 중’이 아니라 ‘이동 중 잠시 머물 때’라고 해야 하는 까닭이다. 정체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나로서는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나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새로움을 추구하길 즐긴다. 쓸데없이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게 많은 것도 다 이런 연유이지 않을까 싶다. 나름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기도 해 보지만, 석연찮은 기분은 언제나 나를 따른다. 

5박 6일의 짧은 오스트리아 출장 중 앞으로 쓰게 될 두 권의 책에 대한 개요를 일차적으로 완성했다. 텅 빈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셈이다. 내가 아직은 초보 작가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무 때나 글이 써지진 않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무엇인가가 나의 감성과 지성의 코드와 맞아떨어질 때 글이 터져 나온다고 해야 더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오스트리아라는, 아니 유럽이라는 장소의 첫 방문은 나에게 그런 자극이 되었던 것이다. 

하나는 대중과학서 (나의 두 번째 저서 ‘닮은 듯 다른 우리’에 이은 두 번째 대중과학서가 되겠다), 다른 하나는 신앙서 (나의 첫 번째 저서 ‘과학자의 신앙공부’의 두 번째 버전이 되겠다)가 될 예정이다. 둘 다 발생생물학을 기초로 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부터 배아의 발생, 태어남, 성장, 성숙, 노화,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간 삶의 전 여정을 다루게 된다. 두 책이 집중하고자 하는 부분은 당연히 다르다. 대중과학서는 대표적인 장기 몇을 선정해서 그것의 발생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면서 인문학적/철학적인 해석과 에세이를 버무려 쓸 생각이고, 신앙서는 조금은 더 전반적인 인생의 여정을 신앙의 여정과 접목해서 풀어볼 생각이다. 물론 언제나 그렇지만, 이것도 쓰다 보면 조금씩 수정될 것이다. 그리고 수정되다 보면 결국 어느 날 책이 완성되어 있는 상태가 될 것이다.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쉬울 것도, 급할 것도 없으니 즐기면서 써나가 보련다.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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