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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

문학, 그리고 경이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6. 7. 14:55

문학, 그리고 경이

문학의 맛을 보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일어난 뜻밖의 변화 중 하나는 예전보다 경이감을 자주 느낀다는 것이다. 문득 꿈만 같은 기분을 나는 나의 일상 속에서 자주 느낀다. 점심을 먹고 갑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연구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바라본 연구소와 그 주변 환경이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다웠다. 내가 일하는 곳이,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 이런 장소에 있다는 사실을 마치 오늘 처음 깨닫게 된 사람처럼 나는 경이감에 휩싸여 자전거를 멈추고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여행의 진미는 낯선 곳에서 불안함 가운데 느끼는 익숙함과 안정감이라고 했다. 일상 속에서 경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 같다. 익숙하고 뻔하게만 느껴졌던 것들에 빛을 부여하고 그 빛의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것. 아니, 그 안에 있던 원래의 빛을 그제야 발견한 것일지도. 일상 속 전환의 순간은 감각을 깨우고 영혼을 깨우며 삶을 깨운다. 문학을 알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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