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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가을

가난한선비/과학자 2023. 10. 24. 08:56

가을

추워지는 길목을 사랑한다. 주위에 울긋불긋한 나무들과 화사하게 핀 꽃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른 아침과 늦은 밤 건물과 건물을 오가며 그 안에서 세상을 혼자 짊어지고 있는 착각 속에 더 이상 빠지지 않고 이렇게 눈을 들어 밖을 쳐다보고 바깥으로 나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시간에 쫓겨 빠르게 차로 오갈 땐 보지 못했다. 버스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쳐다볼 때, 자전거를 타고 크리스피한 대기를 가로지를 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걸을 때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누구에게나 보이지만 아무나 볼 수 없는 것들. 이런 것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창조주의 손길에 경탄까지 하는 내 모습이 좋다. 이제서야 뭔가 가진 듯한 기분이다. 어느덧 시월 말이다. 조만간 산을 찾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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